그렇게 집 주위를 돌아다니다 급 용기가 났답니다.
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었어요.
왜냐면 당신 집의 집사 분이 너무도 친절한 아빠 같은 노인 분이시라 곧 제 마음을 집에 온 것 같이 포근하게 해주었거든요.
“미스 에벗 양이시죠?” (에벗=‘여주인공의 성씨’)
라며 집사 분이 제게 말을 걸어주셨어요,
그래서 저는,
“네.”라고 말씀드렸고요.
그렇게 해서 무엇보다 제가 스미스 씨를 보러 왔다는 말을 안 해도 되었답니다.(스미스 씨가 키다리 아저씨의 가명이라, 집사 분이 못 알아들을까봐 여주인공은 출발 전 걱정했음)
집사 분이 제게,
“응접실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.”
라고 말해주었거든요.
응접실은 매우 흐리고(어둡고) 웅장한 게 살짝 남자 화장실 같은 방이었어요.
겉천(겉의 천)이 깔린 큰 의자 가장자리에 앉아 속으로 계속 대내였답니다.
“이제 곧 키-다-리 아-저-씨를 만나는 거야! 고대하던 키-다-리 아-저-씨를 만나는 거라고!”
라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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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다음 곧 나이 많은 그 집사 분이 다시 오시더니,
“서재에서 기다리십니다.”
라며 말해주었어요.
너무 떨려 두 다리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였어요.
서재 문 앞에서 집사 분이 저를 보시며 살며시 말씀하시길,
“그 분(저비스 도련님)은 몹시 편찮으십니다, 아가씨. 오늘이 그 분이 앉아도 된다고 허락 받은 첫째 날입니다. 그 분께 지장이 있을 만큼은 오래 머무르시지 않으실 거죠?”
이 말을 통해 집사 분이 당신을 사랑하신다는 걸 잘 알게 되었어요… 그래서 집사 분이 노부인 같은 분이라 생각했어요.
그런 다음 집사 분이 노크를 한 다음 말했죠.
“미스 에벗 양이십니다.” (에벗=여주인공의 성씨)
제가 안으로 들어가자 집사 분이 제 뒤로 문을 조용히 닫으셨어요.
밝은 조명의 복도에서 빛이 어둑한(어두운) 곳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순간 사물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었어요.
그러다 곧 벽난로 앞쪽에 큰 안락 의자가 하나 놓여 있는데 보이고 그 옆에 좀 더 작은 의자와 함께 찻(마시는 차) 테이블 빛나는 게 보이더군요.
그제야 저는 한 남성이 무릎 위에 담요를 걸치고서 베게들로 몸을 지탱해가며 그 큰 의자에 앉아 계신 것이 보였어요.